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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편지 - 윤동주 -

편지        - 윤동주 -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윤동주 님이 이런 시를 썼을 줄이야 가을 날씨와 아주 어울리는 시입니다. 가을이 익어간다고 해야 할까요. 나뭇잎과 과일도 모두 익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산도 같이 익어가는 군요. 다만 우리만 안익고 썩어버리는 건 아닌지 오랜동안 그리워 하다 만났지만 내색하지 않는 그 마음 알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숨기고 시로 표현했군요. 절제된 마음이야 말로 선비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