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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봄비를 머금은 대지는 생명을 잉태한 임산부처럼 변덕이 심하구나

봄비 내리는 날

봄기운을 머금고 내뿜는 비 지난 세월을 털어버리는 비 고통도 사랑도 미움도 모두 다 털어버리고 겨우내 꽁꽁 언 마음도 그대로 녹고 말아 이제는 움츠란만큼 뛰어 오르는 것만 남은거야 잊지말자 희망은 기다림의 원천

[자작시] 가을

가을 가을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계절보다 먼저 핀 성질급한 코스모스 마치 결과를 재촉하는 직장상사 처럼..., 세상이 힘겨워 포기하고 떨어지는 낙엽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단념하는 회사원 처럼..., 마지막까지 항쟁하다 피를 뒤집어 쓴 단풍 의견을 개진하다 결국엔 본보기로 처형받은 혁명가 처럼..., 날 버리고 떠난 그녀 잘못 선택한 운명을 한탄하는 사람들 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비바람과 싸우고 저 느티나무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시] 먼 훗 날 -김소월-

먼 훗 날 - 김소월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그리운 이를 먼 훗날 만나면 하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듯이 그리운 이를 그리다 어떻게 생겼었지 하면서 잊어 버립니다. 그게 인간인거 같습니다. 저도 오늘 그리운 이를 그려 보렵니다. 하지만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어떻게 생겼었지. 어느덧 그리운 이는 마음속에 형상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남아 있는 마음은 무얼까요. 가을날 바람이 차가워지고 낙엽이 세상에 겨워 흩날릴 때 그리운 이가 나타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