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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지조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은 천번 이지러져도 본질이 남아 있으며 버드나무는 백번 꺾여도 새가지가 돋아난다. 상촌 신흠의 7언  절구입니다. 퇴계 선생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기도 했다네요. 신흠(1566 ~  11628)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인입니다. 동서분당 시절과 임진왜란 등을 겪었네요. 선조의 딸을 며느리로 들었네요. 임금의 사돈이었네요. 

[시] 편지 - 윤동주 -

편지        - 윤동주 -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윤동주 님이 이런 시를 썼을 줄이야 가을 날씨와 아주 어울리는 시입니다. 가을이 익어간다고 해야 할까요. 나뭇잎과 과일도 모두 익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산도 같이 익어가는 군요. 다만 우리만 안익고 썩어버리는 건 아닌지 오랜동안 그리워 하다 만났지만 내색하지 않는 그 마음 알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숨기고 시로 표현했군요. 절제된 마음이야 말로 선비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