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먼 훗 날 -김소월-
먼 훗 날 - 김소월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그리운 이를 먼 훗날 만나면 하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듯이 그리운 이를 그리다 어떻게 생겼었지 하면서 잊어 버립니다. 그게 인간인거 같습니다. 저도 오늘 그리운 이를 그려 보렵니다. 하지만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어떻게 생겼었지. 어느덧 그리운 이는 마음속에 형상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남아 있는 마음은 무얼까요. 가을날 바람이 차가워지고 낙엽이 세상에 겨워 흩날릴 때 그리운 이가 나타날까요.